반년 써 본 아파트멘터리 리모델링 후기

명품백 최소 5개 이상의 거의* 내돈내산 후기를 써보려고 하니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

*거의: 수천만원쓴 내돈내산이긴한테 이 글에 대한 소정의 수수료는 지급받는다 : )



이 카테고리에 있는 글을 쭈욱 읽어보면 알 수 있듯 과거 완전 무너져 가는 구옥 리모델링도 직접 사람을 찾아 부려가며 해봤고 그러다 시원하게 사기도 당해봤다. 그리고 아파트 부분수리, 샷시교체, 반 셀프 등등 아주 평범한 일반인 치고는 여러 경험을 했다. 그러다 나의 신혼집, 내집을 리모델링 하려고 보니 갑자기 과거의 용기는 사라지고 안전지향적이고 무탈하게, 좀 비싸도 걱정없이, 어떻게든 기한에 맞춰, 그러면서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그런 말도 안되는 걸 찾아 헤매고 있었다.


요즘 글이 길어지면 아무도 읽지 않는다고 하니 5문단 요약부터 해본다.

1. 아파트 리모델링은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다.
견적도 천차만별, 눈뜨고 코베이고, 잘 해주는 사람도 못 믿게 되고, 무엇보다 겁이 난다.

2. 나는 바쁘다. 결혼준비도 해야하고, 이사준비도 해야하고, 회사 업무도 해야한다.
그러면서 집 리모델링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신경쓰면 마음을 써야한다.

3. 공사는 감리가 없으면 망한다. 아파트 리모델링은 공사다.
그래서 적지않은 확률로 아파트 리모델링은 망한다.

4. 모든 공사는 내가 품을 팔면 조금은 저렴해지고, 내 몸을 갈아 넣으면 조금 더 세이브된다.
하지만 첨부터 끝까지 내가 하지 않을거라면 어차피 어느시점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5. 이 모든 걸 종합했을때 아파트멘터리가 가지는 장점은 명확했다. 짜여진 시스템, 계약되어 일정이 확정된 시공팀과 전담 감리(매니저). 가격은 조금 더 나간다. 하지만 거짓말 조금 보태서 처음 디자인 미팅때 장시간 잘 풀이하면 완성되어 입주청소 후 들어갈때 까지 현장 한번 가보지 않다도 된다.



결론: 싸고 좋은 건 없다. 바쁜 현대사회를 사는 인간이여, 외주를 주고 마음의 행복과 안식을 얻으라!


글이 너무 많았으니 우선 사진부터 보자.

월동을 위해 집안으로 들인 유칼립투스와 로즈마리 분재. 커튼과 잘 어울려 만족스럽다.

로봇청소기는 단연 삶의 질을 높여주는 일등공신. 화이트 톤과 베이지 바닥이 어울리고 얇은 문선처리가 깔끔하게 떨어진다.

개방형으로 설치한 중문은 20평대 노답 대한민국 평면도에서 선택할 수 있는 몇가지 안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다. 특히 프레임없는 유리마감은 기대이상이었다. 상상한 대로 만들어 주는게 능력.
안방의 커튼과 화장대. 장스텐드 조명의 주름과 커튼의 물결이 맘에든다.

주방은 첨에는 벽면도 대리석으로 하려고 하였으나 결과적으로 디자인 미팅때 추천해준 긴 타일로 마감했다. 말 잘 들어 격하게 만족하는 부분 중 하나.

거실벽면에 삼총사(스위치, 인터폰, 난방기)가 대한민국 주거공간의 분위기를 뭔가 어색하게 만드는 주요원인인데 이번 리모델링에서 대수선을 하며 위치를 옮기지는 못했다. 그래도 최대한 내가 원하는 톤으로 끝까지 고수하여 얻어낸 결과물인데 나름 만족한다.


어떻게 보면 삶은 참 단순하다.
지난 3월부터 고민하고 수많은 견적서를 받아보고(다음글에는 이 과정에 대한 기록을 남길 예정) 5월에 결심을 하고 6월에 미팅과 리모델링을 하여 입주까지 1분기밖에 되지 않는 기간이었지만 억겁의 시간과 같은 여정이었다. 그런데 공사라는게 막상 해보면 느끼는 거지만 시작할때의 고민은 고민도 아니다. 시공중에 생기는 자잘한 변경과 결정사항들이 수시로 생기고 생각보다 공기는 길어지고 말도 안되는 문제가 생기는게 그냥 당연한 세계다. 돈은 돈대로 쓰고, 사람은 사람대로 죽어나가고 이게 뭔가 싶은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그걸 너무 하기 싫었다. "그냥 전문가에게, 믿을만한 곳에, 확실히 보증된 곳에, 감각있는 곳에 턴키로 맡기자."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동네의 인테리어 업체, 디자인 사무실, 유투브에서 유명한 시공팀, 인터넷 카페 등등을 돌고돌다 아파트멘터리로 결정하게 되었다.

너무 빠는거 아니냐고? 돈을 얼마나 받은거냐?


물론 누군가에겐 불만족이 있을수도 있다. 또 조금의 페이백 프로모션이 있어 수수료를 받아서 쓰는 거지만 어느 누가 굳이 6개월을 꽉채워 살아보고 불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용비어천가를 쓰겠는가. 지금와서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나 정신없던 시기에 나의 집, 나의 공간, 나와 와이프가 너무나 즐거운 하루를 시작하는 공간을 한번의 문제도 없이 원할한 소통으로 완성시켜 주었던 곳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이 글을 남긴다.

마지막으로 사족처럼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한번 해본다.

리모델링 비싸게 왜 하냐고요?

하루하루가 누리면서 사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공간이 변하면 내 삶이 변합니다.
첫 날도 그랬고 지금까지 그렇습니다.
내일도 산뜻하게 눈을 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이 글은 아파트멘터리로부터 소정의 수수료를 지급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