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분투기] 재개발구역 구옥 아지트로 리모델링 3편

​전에살던 세입자가 나가고 보니 집은 더 엉망이었다.

모든일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다 공개되었을때 충격이 크고 막막하지만

그때가 아니면 또 제대로 수리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매수의 기억 - 재개발구역 구옥 아지트로 리모델링 1편

살기로 결심 - 재개발구역 구옥 아지트로 리모델링 2편

 

 

 

   업체 선정하기 

철거와 리모델링 방수 등등 한방에 할 수 있는 업체를 구하는게 관건이었다.

 

마음을 먹은 건 딱 3가지.

1. 적극적인 사람 또는 업체인가?

2. 작업현장과 가까운 곳에 업체가 위치하고 있는가?

3. 사람보고 감을 믿어보자.

 

 

그리고 온라인 검색 후 5~6곳(철거, 리모델링, 옥상방수 등)에 전화를 하고 간단한 현장사진을 보냈다.

 

숨고크몽 같은 곳에도 글을 올렸다. 상대적으로 젊고 패기있는 사장님이 있지 않을까란 기대가 있었는데 여기도 장단점은 분명했다. 아무래도 그 지역에 오랫동안 업을 해오신 분에게 맡기는게 여러모로 편할수도 있고 향후 하자발생시 수리도 쉬운건 당연한 일이니.. 무엇보다 숨고나 크몽에는 은근 얼치기도 많다.

 

만 하루 빡빡하게 연락 돌려보던 중 1, 2에 해당되는 사장님이 나타났다.

마포구, 서대문구와 아현에서 계속 일을 하시고 사무실이 있어서 바로 미팅을 할 수 있단다.

밤 늦게 현장 미팅을 하고 이야기를 하며... 몇가지 사항들을 확인 한 다음 다 일임하였다!

진짜? 진짜!

 

 

다음날 토요일 오전 계약을 하고 일요일부터 작업개시.

 

 

이렇게 훅 결정한 것에 누군가는 놀랄수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간단했다.

내가 하고 싶은건 철거, 단열, 샷시, 옥상방수, 화장실 개조(라기보단 관부터 싹 다 새로 만들기).

이럴경우 지인, 인터넷을 통해 쭉 서칭해보면 대략 금액이 나온다.

사장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얼마에 이건 포기하고 여기까지 합시다' 라는게 조율이 되었다.

 

1, 2 번 조건을 만족시키면서 내가 예상한 금액에서 2~30 퍼센트 이상 많이 오버되지 않는 사장님을 구할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답이 뻔하였다. 그리고 내가 사장님께 드린 인센티브? 는 하나 확실했다.

 

"클레임 안걸겠습니다. 그리고 여기를 일반 아파트 실내처럼 하고 싶지는 않아요. 집 상해도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컨셉은 있는데 일단 다 이야기 하겠습니다. 하지만 결정은 사장님이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 현장을 존중합니다. 자잘한건 물어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장님도 OK를 했다.

 

이런부분은 사람사이의 합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글을 쓰는 현재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데 지금까지 생각도 변함없다.

 

 

잘 선택했다!

 

 

 

 

 

   계획잡기 

 

그 후 후다닥 실측이 아닌 목측으로 대강의 집 구조를 확실하게 파악해 보고 공간구성을 했다.

다시한번 쓰지만 이 집, 구조가 매우 아름답다...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직접 그렸다(아래 도면을 봐도 감 잡기가 쉽지 않을 듯 ㅋ).

그래도 이걸 보여주니 리모델링 사장님이 한방에 이해를 하셨다(라고 생각한다).

 

 

   공간분할과 메인 동선

 

듣도보도못한 메인동선ㅋㅋ 현관 열면 로비?에서 샤워실, 화장실, 옥상계단 나오고 갑자기 오픈된 복도. 로비2? 를 통과하면 방 3개와 주방으로 연결되는 환상적인 판옵티콘ㅋㅋㅋㅋ

 

 

   가구배치도

 

​대~~충 가구배치 한번 해보고 방 컨셉을 잡아본다.

 

 

   전기관련

 

​그에 맞게 전기설비도 일단 잡아본다.

 

 

   철거시작!

 

결론적으로 철거와 쓰레기 버리는데 200만원은 넘게 들었다.

여기도 공간 저기도 공간.. 짐이 말도 안되게 많이 나왔고 가장 큰 문제는 이 집이 도로에 접해있지 않다는 것(털썩...).

인부도 더 필요하고, 시간도 더 걸리고, 예상보다 양도 많았다.

 

 

로비2. 사진에 나오지 않은 왼쪽에 주방이 있고, 왼쪽이 가장 큰 방, 정면이 가장 작은 방, 오른쪽이 중간방이다.

 

​주방 쪽 모습. 현관2와 로비2에는 중간 미닫이 문이 있었다. 이것도 철거!

 

​천장도 다 철거! 저 천장이 가장 양호한 상태...ㅜㅜ

 

​중간방. 물이 흐른다고 벽지를 덧발랐는데 물을 막기 위함이 아니라 물길을 만들어 한곳에서 쉽게 받기 위함이다.. ㅎㄷㄷ

 

​현관 샤워실 공간에서 중간방으로 연결되는 쪽문이 있고...

 

화장실 뒤에보니 완전 쪽방이 있었다. 중간방과 그 공간이 연결되는 문이 또 있음. 이거 뭐냐 진짜ㅋㅋ

 

화장실 공간이 상당히 넓고 층고가 높으며 창이 두개나 나 있는데 그 이유는 저 창 사이를 갈라서 아래는 쪽방(주황색 공간), 위는 다락(빨간색 공간), 앞쪽은 샤워실(분홍색 공간)로 썼던 것이다!

써놓고도 이거 한방에 이해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일단은 싹~ 다 버리고, 단열을 위해 가급적이면 문은 막기로 했다.

이렇게 꼼꼼하게 공간을 구성해 뒀던 덕분에 전 세입자는 알차게 살았을 수도 있고, 아예 엄두가 안 났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업체선정과 철거작업까지 딱 4일이 걸렸다.

금요일 밤부터 월요일까지.

 

 

너무 급하게 하는거 아니야? 하시겠지만 공사에서 공기가 단축되는게 매우 중요하듯

나도 질질 끌면서 시간낭비하는 것보단 빠르게 판단하고 내가 감수할 건 하는게 더 중요한 사람이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