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기] 숲과 마을을 살리는 상생의 길! (인도네시아 출장 - 커뮤니티 포레스트)

숲과 마을을 살리는 상생의 길!

 

  인도네시아는 약 1만 7,5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루어진 국토면적 189만 km²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도서 국가이며 인구는 2억 3,800만 명(2010년)으로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세계 4위이다. 적도를 끼고 있어 전 지역이 열대성 기후인 적도 다우지역의 범위에 속해 있다. 국토면적의 57.4%인 1억 857만 1,000ha가 산림이며, 이는 동남아시아 열대림의 45%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무분별한 천연림 개발과 벌채, 산불로 인해 울창한 산림이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들은 원시림의 파괴와 사막화 확대 방지 등에 대해 전 지구적인 차원의 의무와 책임의 일환으로 개도국에 대한 원조와 산림자원 보호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그 중 커뮤니티 포레스트(Community Forest)는 현지 주민들의 자발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숲 관리 경영 방법으로, 임산물의 생산 및 채취로 발생하는 지역 커뮤니티의 수익증대와 더불어 생물다양성 보호, 홍수 방지 등과 같은 거시적인 측면에서도 큰 효과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방법으로 관심이 대두되고 있다. 커뮤니티 포레스트의 개념은 국가와 기업의 대규모 조림사업 시에도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커뮤니티 포레스트 견학을 통해서 사업을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 임업영림공사의 기본계획과 향후 발전 방안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었으며, 한국의 산림조합중앙회와 임업영림공사가 함께 조성한 조림지를 견학하였다. 또 커뮤니티 포레스트 경영·관리의 주체인 지역조직체 방문을 통해서 현지 주민과의 상담을 할 수 있었으며 실제 운영되고 있는 모습과 현실적인 애로사항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국영 임업영림공사(PERHUTANI)

 국영 임업영림공사는 국가 산림사업의 90%를 수행하고 있으며 공기업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임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종합임업센터빌딩 망갈라 와라바티(Manggala Warabakti) 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빌딩에는 한국-인도네시아 산림협력센터(KIFC)뿐 아니라 각국의 임업회사들이 입주해 있다. 산림 분야를 망라한 문서고 및 정보센터, 박물관뿐 아니라 빌딩 옆 도시공원과 숲을 보유하고 있다. 임업영림공사 커뮤니티 포레스트 개발부국장 수와르노(Suwarno)와의 면담이 있었다. 커뮤니티 포레스트의 수익 구조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었다. 목재로부터 이익을 얻는 방법이 첫 번째로, 가구재로 쓰이는 ‘자띠(Teak)’와 ‘아카시아 망기움(Acacia mangium)’, 펄프용 재료로 쓰이는 ‘유칼립투스(Eucalyptus)’, 속성수로 1년에 10m 이상도 자라는 ‘생온’ 등이 대표적인 수종이었다. 그리고 과실수와 연료목으로부터 얻는 수익이 두 번째로 전반적으로 이익분배는 지역 주민과 영림공사가 2.5 : 7.5의 비율로 이뤄지고 있었다.

 임업영림공사 측도 실질적인 숲의 관리와 보전은 현지 주민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그러한 이유로 커뮤니티 포레스트의 보급에 더 신경을 쓰고 있었다. 숲에서 얻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제시해주고 ‘자신의 숲’을 보전하며 관리하는 것이 먼 미래를 보았을 때 더 큰 이익이 된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해줄 수 있는 방법으로 커뮤니티 포레스트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어 보였다.


조림지 견학






 
 자카르타에서 2시간 반가량 떨어진 서부 자바 푸르와카르타 군(郡)에 위치한 조림지를 방문했다. 한국의 산림조합중앙회와 인도네시아 국영 임업영림공사와 합작 조림사업을 시행한 곳으로 1만 ha에 이른다. 성인경 산림조합중앙회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장의 설명과 함께 조림지를 볼 수 있었다. 소유와 운영은 공동으로 이뤄지고 있었고, 현지 주민들의 노동력을 이용하고 있었다.

 조림지의 선택과 사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들은 너무나 다양하지만 크게 4가지로 함축할 수 있다.


첫째, 입지 선정. 사면의 형태와 같은 지리적 특징부터 연평균 공중대기습도 및 바람의 방향과 같은 세부적인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택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산림은 수익성이 좋다고 하지만 입지선정에 따라 목재수확까지 5년까지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둘째, 교육을 통한 현지 주민들과의 관계 형성. 광활한 면적을 가지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지역별로 특색이 뚜렷하고 독특한 관습이 많다. 특히 국유림 또는 지방정부소유의 토지와 임야의 경우에도 토착민의 토지에 대한 법적 지위를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기에 이들 지역민과의 유기적인 관계 형성은 필수적이다. 푸르와카르타 조림지의 경우에도 조림지의 각 구역별 작업반장을 선발하여 선진조림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는 서로의 신뢰관계를 형성할 뿐 아니라 조림지 내 수목의 활착률과 생존율의 수치가 증가하는 등 직접적이고 긍정적인 반응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같은 조림지 구역 내의 동일수종의 경우에도 식재기술의 정도와 초기 관리능력에 따른 생육 차이를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지속적인 소득창출에 관심을 기울일 것. 참여 주민에게 조림기술과 관리기술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처음 목재수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벌기령을 8년으로 잡았을 때, 투자 대비 수익성은 탁월(8년간 120억 투자, 1,500억 소득확보 목표)하지만 그 수익은 8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며 그때까지는 실질적으로 조림지를 관리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지속적인 단기소득을 창출해주지 못한다면 조림지의 관리는 상당히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첫 해 벼 재배를 시작으로 감자, 바나나 등 단기소득작물을 심고 있었다. 더 나아가 가지와 같은 열매채소나 양봉과 같은 다양한 수익모델 창출을 위해 고민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중앙정부의 관심과 관리가 중요하다. 조림지의 특성상 도심에서 떨어지고 시설이 낙후한 곳이 많았다. 이러한 지방에서는 중앙행정부서의 인력과 관심이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기업의 경우도 현장요원을 제외하면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실질적으로 주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고 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여러 중요한 요소들은 결국 현장에 포커스를 맞추고 소통과 대화를 통해서 사업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더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사업과정에서의 현실적인 문제점들과 체험에서 우러나는 생생한 이야기를 직·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2007년 임업영림공사와 공동조림사업을 시작할 당시 공무절차의 복잡성과 유관기관 사이에 유기적이지 못한 일 처리로 인해 고생을 많이 한 것도 사실이라고 하였다.




커뮤니티 포레스트 지역조직 방문

 보고르시 서쪽 바바칸 마당(Babakan madang) 인근에 있는 카랑 텡가(Karang tengah) 마을에 있는 커뮤니티 포레스트(LMDH) 사무국에 들렀다. 단층으로 지어진 사무실과 건물 옆에는 양묘장이 조성되어 있었다. 마을 단위의 조직이었지만 의장, 부의장뿐 아니라 비서, 기획, 재정, 홍보 및 식물자원부로 나누어져 있었으며 회원 수는 666명이었다. 지역산림보호와 더불어 부가적인 수익창출을 위해서 설립되었고 회원들은 교사, 농부 등등 모두 전업으로 다른 일에 종사하고 있었고 커뮤니티 포레스트와 관련된 일은 시간제 근무(part time)로 하고 있었다.

 주요 조림수종으로는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잘 자라는 카사바(cassava)로 시작하였으나 기대 이하의 수확과 이윤으로 현재는 커피로 바꾼 상태였다. 향후 2년 뒤에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자체 양묘장에는 2년생 아라비카 커피 묘목이 자라고 있었다. 현지기후가 워낙 식물생장에 좋은 이유이기도 했지만, 정선을 눈으로 하고 있었으며 특별한 관수 시스템과 묘목의 상층부를 보호하거나 차광을 조절해줄 별도의 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는 점은 아쉬웠다. 식물체의 초기 생육 발달 정도는 수확량으로 바로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정선, 육묘, 클론임업과 같은 최신의 동향과 기술을 보급한다면 훨씬 효율적인 관리와 생산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였다. 전통적인 농업, 임업을 위주로 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외부에서 들어오는 기술의 보급과 관심에 우호적이고 거부반응이 적었으며 더 많은 새로운 정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을 주민 7,000여 명 중 남성이 주로 일을 하고 있었고, 한국의 부녀회와 같이 여력이 있는 가용 여성 인력이 부가소득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커뮤니티 포레스트의 운영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여기에는 인도네시아 현지의 민족적, 문화적 관습의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

 산림·임업과 관련된 많은 사업들은 다른 산업에 비해 시행되고 있는 현장의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야 하며 그 지역사회의 동의와 협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이번 커뮤니티 포레스트 지역 및 공동체조직 방문은 당국의 커뮤니티 포레스트 관리현황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더불어 조림지 견학을 통해서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조림사업을 볼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그러한 사업들이 현지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서로의 상관관계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수익분배 과정에 있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또는 지역 주민과의 불합리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결국, 참여 주민의 의욕저하에 따른 커뮤니티 포레스트라는 프로그램 자체의 운영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다행히 이러한 환경과 경영방법은 건설적인 방법으로 바뀌어가고 있었으며 경영진과 현지 주민, 서로의 상생을 통해 더욱더 발전하고자 하는 의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작게는 마을의 건전한 발전과 크게는 지구환경보전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커뮤니티 포레스트는 세계적인 추세와 현지 주민들의 현실적인 요구에 부응하는 적절한 숲 관리 방법이라는 확신이 들었으며 현지에 특화된 적합한 운영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점이라 판단된다.


위 내용은 월간산림 12월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사진 _ 조원우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