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랜선 집들이 지난여름, 지독한 더위가 만들어 낸 호캉스, 카캉스, 서캉스와 같은 단어는 이제 너무 낯익다. 올여름도 사람들은 책 한 권을 들고 호텔, 카페, 서점을 열심히 돌아다니겠지. 아니다.. 코로나... 코로나는 또 다른 현상을 만들어 냈다. 줌 강의, 랜선 집들이, 온라인 학회, 상시 재택근무... 아직도 진행 중이다. 미술관도 온라인 전시를 하고 인원 제한을 한 예약제로 운영을 한다지만 답답하다. 답답하다. 숨 좀 쉬고, 부대끼며 살고 싶다. 그래서 찾은 용산 CGV. 2020년 미장센 단편영화제 경쟁 부분 본선 상영작을 보러 갔고 그중 일부를 보고 왔다. 메리 좀 찾아줘 40분의 시간이 순식간으로 느껴질 정도의 몰입감을 가졌음에도 자극적이지 않았다. 당연히 개인적인 호감에 따라 달라지..
이 포스터를 메인으로 했어야 했어.... 봄소식보다 더 일찍 찾아오는 교육 훈련소집 통지서 겨울도 힘을 잃어가는 3월 초순이 되면 어김없이 걸려오는 통장님의 전화가 이제는 반갑다. 인구 수천만명이 사는 도시에 거미줄처럼 깔려있는 통장 시스템이라니.. 놀랍다.그냥 대충 던져 놓으시라고 해도 이것만은 꼭 직접 전달해야 한다며 약속시간을 잡는다. 삭막한 요즘.. 통장님과의 접촉은 매우 신박하기까지 하다. 잠시 잊고 있던 버스와 지하철의 종이티켓과 같은 통장님! 그날 밤, 내 소속이 충현동 015통 민방위대 4년 차 임을 확인하고 '아... 이제 끝나가네 진짜'라는 감회에 젖었다. 이걸 4년간... 뒷모습만 봐도 이미 지쳤다 민방위? 민방위 훈련? 내일은 민방위대원 소집과는 다른 민방위 훈련의 날이고 전국적으로..
키키 키린 내 인생 최고의 배우, 내가 사랑하는 배우, 항상 지켜보던 배우... 는 아니었다. 도쿄타워에서 오다기리 죠와 호흡을 보며 호기심이 생겼고, 알게 모르게 묵묵하게 영화 전체를 이끌어 가는 힘을 가진 배우라는 건 고레이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그런 그녀가 작년 가을 죽었다. 장국영이 만우절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처럼 헛헛한 기분이 들었던 날이 또렷이 기억난다. 이제 좀 친해지려고, 알고 싶어서 다가가려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그녀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극장에 갔다. 日日是好日 중학교 한문 1, 2가 불현듯 떠올랐다. 같은 글자를 두번 써서 복수, 강조 또는 반복의 의미를 지니게 되니 하루와 하루 가 합쳐져 매일 이라 될 것이며 是는 영어의 is 처럼 '~이다..
들어가며.. 시각에서 오는 만족, 청각에서 오는 만족. 보헤미안 랩소디, CGV 스크린X 의 광활한 시야와 메가박스 MX관의 Atmos 사운드+와이드시트, 밝은 화면 중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요? 지난 2주간에 걸쳐 보헤미안 랩소디를 스크린X 관과 메가박스 MX 관에서 보고 왔습니다. 순서는 MX-> 스크린X 결론적으론 MX 를 추천합니다. 그것도 비슷하다가 아니라 많이...아주 많이... 스크린x는 아니야 두 상영관의 기술적인 부분이나 특징은 넘어가고 실제 비교 경험기를 짦게 적어 봅니다. 1. 사운드는? 상영관을 떠나서 Atmos 사운드 시스템이 압도적으로 좋습니다. CGV도 Atmos 관이 있습니다. CGV는 명품 IMAX관 (용산 아이맥스, 왕십리 등등)도 가지고 있죠. 메가박스의 경우 음향광 화..
(중국판 포스터, 잘 만들었구나..) 2018.08.05 대한극장 1관 I열 6번 흔히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말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 그런데 정작 그 부부는 무엇으로 연결되어 있는가? 혈연의 관계가 가지는 절대성은 과연 존재 하는가? 태어나 보니 00 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스럽게 불리워진 나라는 사람은 한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행위인가? "예술가는 최소한의 법적인, 도의적인 책임의 틀 안에서 무한하게 과감한 질문과 프레임의 전복, 비틀기, 뒤집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라고 자주 말한다. 일종의 내가 정의하는 좋은 예술가의 기본 소양 이랄까? 그리고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대답의 형식 또한 다양할 것이다. 과격하기도 하고, 섬세함, 서정적, 노잼, 비..
비포 미드나잇 (2013)Before Midnight 7.6감독리차드 링클레이터출연에단 호크, 줄리 델피, 샤무스 데이비-핏츠패트릭, 아리안느 라베드, 아티나 레이첼 챙가리정보로맨스/멜로 | 미국 | 108 분 | 2013-05-22 글쓴이 평점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영화가 슬픈(내용이 아닌 영화 자체가..) 이유는 3가지다. 1. 로맨스/멜로 '영화' 라고 분류되어 있지만 TV시리즈 '연애 드라마'와의 차별성이 없다. 2. 롱테이크씬과 자유연상법으로 남발되는 대사가 일품이라고 하지만, 그리스까지 가서 찍은 이유를 도통 알 수 없게 만드는 아름답지도, 일상적이지도 않은 장면과 넘치지만 정곡을 찌르지도 않는 힘빠진 실랑이.. 그렇다고 현실적이라 어디에서나 일어날 법한 보편적인 ..